백색소음이란 모든 가청 주파수(20-20,000Hz)의 음이 동일한 강도로 섞여 있는 소리를 말한다. 비 오는 소리, 파도 소리,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대표적이다. 이런 소리가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롭다.
우선 백색소음이 뇌를 안정시키는 원리를 보자. 우리 뇌는 평소에 베타파(13-30Hz)가 우세한데, 이건 활동적이고 각성된 상태다. 그런데 백색소음을 들으면 점차 알파파(8-13Hz)가 늘어난다. 알파파는 이완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뇌파다. 더 오래 들으면 세타파(4-8Hz)도 증가하는데, 이때가 바로 깊은 명상 상태다.
백색소음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우리 귀는 갑자기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건 생존 본능이다. 하지만 백색소음은 이런 돌발 소리를 마스킹해서 뇌가 놀라지 않게 해준다. 마치 방음벽처럼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거다.
임산부들이 백색소음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태아는 자궁 속에서 계속 백색소음을 듣고 자란다. 양수를 통해 들리는 엄마의 심장소리, 혈액 순환 소리가 다 백색소음이다. 그래서 갓난아기들도 백색소음을 들으면 금방 잠이 든다.
이제 백색소음 명상 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자.
첫째,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곳이 좋다. 실내 온도는 20-23도가 적당하다. 습도도 40-60% 정도로 쾌적해야 한다. 불빛은 은은하게. 촛불을 켜도 좋고, 아예 어둡게 해도 좋다.
둘째, 자세를 잡는다. 앉아서 하는 게 기본이다. 허리는 곧게, 어깨는 편하게 내리고, 턱은 살짝 당긴다. 손은 무릎이나 허벅지 위에 자연스럽게 올린다. 눈은 감거나 살짝 뜨고 아래를 본다.
셋째, 백색소음을 튼다. 요즘은 앱도 많고 유튜브에도 많다. 비 오는 소리, 파도 소리, 계곡물 소리 중에서 내가 제일 편안한 걸 고른다. 볼륨은 너무 크지 않게. 그냥 배경음 정도로 틀어놓는다.
넷째, 호흡에 집중한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들이마실 때는 배가 불룩하게 나오고, 내쉴 때는 쑥 들어가야 한다. 횟수를 셀 필요는 없다. 그냥 호흡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다섯째, 잡념이 들어와도 괜찮다. 그냥 구름이 지나가듯 보내면 된다.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이게 명상의 핵심이다.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거다.
이렇게 하루 10-20분만 해도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수면의 질도 올라간다. 특히 불면증이 있는 사람한테 좋다. 잠들기 전에 하면 숙면에 도움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너무 큰 소리로 듣지 않는다. 귀가 피로해질 수 있다. 또 헤드폰으로 들을 때는 한쪽으로만 듣지 말고 양쪽을 균형있게 맞춘다. 그리고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자. 5분부터 시작해서 점차 늘려가면 된다.
재미있는 건 백색소음과 비슷하지만 다른 소음들도 있다는 거다. 핑크 노이즈는 저주파가 강조된 소리다. 갈색 노이즈는 더 깊은 저음이 특징이다.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소리가 다르니 이것저것 들어보면서 자기한테 맞는 걸 찾으면 된다.
과학적으로도 백색소음 명상의 효과는 입증됐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줄어들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늘어난다. 혈압과 심박수도 안정된다. 면역력도 좋아진다. 뇌 연구에서는 편도체(감정 조절) 활성도가 낮아지고 전두엽(이성적 판단) 활성도는 높아지는 걸 확인했다.
결국 백색소음 명상은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좋은 도구다. 약도 필요 없고 돈도 많이 안 든다. 그저 조용한 시간 20분만 투자하면 된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되어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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