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마시는 커피, 독 된다

아침 공복에 커피를 마시는 건 꽤 위험한 도박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 뜨자마자 커피부터 찾지만, 사실 이건 위장에 꽤 큰 스트레스다. 공복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위산 분비가 갑자기 늘어나는데, 이때 위벽을 보호할 음식물이 없으니 위벽이 직접 공격을 받는 셈이다.

재미있는 건 커피가 코티솔 분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우리 몸은 아침에 일어날 때 자연스럽게 코티솔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여기에 커피의 카페인까지 더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올라간다. 그러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감이 생기는데, 이걸 또 커피로 달래려고 하니 악순환이 된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혈당 조절도 엉망이 된다. 카페인이 인슐린 저항성을 일시적으로 높이는데, 이때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면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어지럽고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는데, 이런 증상을 겪고 나면 하루 종일 컨디션이 안 좋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침밥 대신 아메리카노로 때우곤 하는데, 이건 정말 위험한 습관이다. 위산이 과다 분비된 상태에서 계속 공복을 유지하면 위염이나 위궤양의 지름길이다. 실제로 위내시경을 해보면 공복 커피 매니아들의 위벽이 상당히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식사 30분 후가 좋다. 이때는 위에 음식물이 있어서 위산이 완충될 수 있다. 그리고 코티솔 분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시간대라 카페인의 부작용도 덜하다. 아침 공복이 너무 힘들다면 바나나 한 개라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게 낫다.

커피의 이뇨 작용도 문제다. 밤새 우리 몸은 이미 수분이 부족한 상태인데, 여기에 커피를 마시면 더 많은 수분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오히려 더 갈증이 나고 피곤해질 수 있다. 결국 더 많은 커피를 찾게 되는 거다.

결론적으로 아침 공복 커피는 피하는 게 좋다. 건강한 습관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몸을 망가뜨리고 있을 수 있다. 커피를 즐기려면 제대로 된 식사 후에 여유롭게 마시는 게 좋다. 그게 커피 본연의 맛도 더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