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김치. 매 끼니 빠지지 않고 먹는 음식이지만 사실 김치만큼 복합적인 발효식품도 없다. 일반적인 발효식품들은 대개 한 두 가지 재료로 만든다. 된장은 콩으로, 요구르트는 우유로, 사우어크라우트는 양배추로 만든다. 하지만 김치는 다르다.
배추나 무를 기본으로 하고, 고춧가루, 마늘, 생강은 물론 젓갈까지 들어간다. 각각의 재료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영양소를 내놓는다. 마치 영양소들의 합창과도 같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균은 요구르트보다 오히려 더 다양한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섭취 후 장내 생존율도 더 높다.
된장이나 청국장이 단백질이 주성분이라면, 김치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까지 골고루 갖췄다. 특히 비타민 C는 사우어크라우트의 2배 이상. 놀라운 건 발효가 진행될수록 비타민 C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레몬을 썰어 공기 중에 두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김치의 또 다른 특별함은 항산화 물질의 조합이다. 청국장이 이소플라본이라는 단일 성분이 주된 항산화 물질이라면, 김치는 캡사이신, 알리신, 진저롤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시너지를 낸다. 고추의 캡사이신, 마늘의 알리신, 생강의 진저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우리 몸을 보호한다.
발효 숙성 과정도 독특하다. 대부분의 발효식품은 특정 온도에서 일정 기간 발효시키면 끝이다. 하지만 김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있는 발효식품이다. 신선한 김치부터 시큼한 김치, 심지어 신 김치까지 각각의 단계마다 다른 영양소가 생성된다. 요구르트나 치즈처럼 발효가 '완성'되는 시점이 없다.
면역력 증진 효과도 차별화된다. 케피어나 콤부차 같은 발효음료들이 단순히 장내 유익균을 보충하는 수준이라면, 김치는 체내 면역세포 생성까지 촉진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김치의 면역력 강화 효과가 재조명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암 효과도 특별하다. 된장이나 낫토가 가진 항암 효과가 주로 이소플라본에 의한 것이라면, 김치는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십자화과 채소인 배추의 항암 물질에, 유산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들이 더해져 시너지를 낸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김치는 다른 발효식품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다. 또 발효가 너무 많이 진행된 신김치는 위산 분비를 촉진할 수 있어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발효식품 특유의 히스타민 과민증이 있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김치는 여러 발효식품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듯한 특별한 식품이다. 단순한 발효를 넘어 재료들의 시너지, 지속적인 발효 과정, 다양한 영양소 조합이 어우러져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낸다. 전통 지혜와 현대 과학이 만나 탄생한 완벽한 발효식품이라 할 수 있다. 하루 한 끼 정도는 꼭 김치를 먹는 것이 좋다. 다만 절인 음식이니 하루 섭취량은 한 컵(100g)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겠다.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추, 저렴한 향신료의 놀라운 효능 (2) | 2024.11.07 |
---|---|
허리 삐끗했을때 자세, 처음 3일이 중요한 이유 (2) | 2024.11.07 |
웨이트 할 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알아야할 것: 나의 체형 (4) | 2024.11.07 |
냉장고 속의 해독 요법 재료들 (1) | 2024.11.07 |
양배추와의 불편한 동거 - 가스 문제의 진실 (3) | 2024.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