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르베다 의학 - 현대에도 효과 있을까?

요즘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의학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아유르베다 의학이다. 처음에는 그저 요가나 명상 같은 인도의 전통적인 건강법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알아볼수록 그 깊이와 체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체질

아유르베다는 '생명의 과학'이라는 뜻을 가진 5000년 된 인도의 전통 의학이다. 현대 의학이 증상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아유르베다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춰 질병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둔다. 마치 우리 한의학처럼 오래된 지혜가 담겨있는데, 특이한 점은 체질을 바타(Vata), 피타(Pitta), 카파(Kapha) 세 가지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바타는 바람과 공기의 성질을 가진 체질이다. 마른 체형에 차가운 손발, 불규칙한 식습관이 특징이다. 창의적이고 활동적이지만 불안과 걱정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따뜻한 음식이 좋다고 하는데, 실제로 내 주변의 마른 체형 친구들을 보면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타는 불의 성질을 가진 체질이다. 중간 체형에 체온이 높고 소화력이 좋다. 리더십이 있고 성취욕이 강하지만 쉽게 화를 내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시원한 음식과 적당한 운동이 좋다고 하는데, 마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열이 많은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카파는 물과 땅의 성질을 가진 체질이다. 살이 찌기 쉽고 체력이 좋으며 성격이 온화하다. 게으른 경향이 있어서 규칙적인 운동이 특히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아는 통통한 체형의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이 좋고 여유로운 편이다.

해독-향신료와 물, 그리고 채소

아유르베다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해독이다.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쌓인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건강의 첫걸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따뜻한 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레몬을 넣은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다. 레몬의 구연산이 독소 배출을 돕고, 따뜻한 물이 소화기관을 깨워준다. 여기에 생강을 더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

각 체질별로 특히 효과적인 해독 재료들이 있다. 바타 체질에게는 생강차가 특히 좋은데,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를 돕는다. 피타 체질에게는 시원한 녹차가 좋고, 카파 체질에게는 쿠민이나 코리앤더 같은 따뜻한 성질의 향신료가 효과적이다.

심신의 정화를 위해 쓰이는 허브 중에는 투르메릭(강황)이 대표적이다. 카레의 노란 색을 내는 바로 그 향신료인데, 이게 강력한 항염, 항산화 작용을 한다. 요즘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따뜻한 우유에 넣어 마시면 좋다. 꿀을 조금 넣으면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중화되어 마시기가 한결 수월하다.

시나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해독 작용도 뛰어나다. 특히 피타 체질에게 좋은데, 차로 마시거나 오트밀에 뿌려 먹으면 된다. 시나몬 스틱을 물에 넣고 끓여 차로 마시면 은은한 향과 함께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해독을 위한 채소로는 쓴맛이 나는 것들이 좋다. 루콜라, 엔다이브, 치커리 같은 채소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쓴맛 채소들은 간 기능을 강화하고 독소 배출을 돕는다. 하지만 바타 체질은 생으로 먹기보다는 살짝 데쳐서 먹는 게 좋다.

생활습관

식생활 외에도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아유르베다에서는 저녁 10시 전에 자고 새벽 6시 전에 일어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체질에 맞는 운동도 중요한데, 바타 체질은 요가나 명상이, 피타 체질은 걷기가, 카파 체질은 활동적인 운동이 좋다.

단, 주의할 점도 있다. 갑자기 강도 높은 해독을 시작하면 피로감이나 두통이 올 수 있다. 처음에는 하나의 재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게 좋다. 또한 임신 중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시작해야 한다.

아유르베다는 단순한 치료법이 아닌 삶의 방식이다. 내 체질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음식과 생활습관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건강의 비결일 것이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우리의 수명은 크게 늘어났지만, 정작 삶의 질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다. 이럴 때 아유르베다같은 전통 의학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활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나는 요즘 내 체질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아침마다 레몬물로 시작해서, 점심에는 쓴맛 채소 샐러드를, 저녁에는 강황 우유를 마시고 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이제는 이런 루틴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확실히 소화도 잘되고 피부도 좋아진 것 같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렇게 조금씩 건강한 습관을 더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