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를 처음 키우면 정말 막막하다. 특히 길고양이 아기를 데려왔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동물병원에서 분양받은 아이들은 그래도 기본적인 건강검진이라도 되어있지만, 길에서 데려온 아이들은 말 그대로 제로부터 시작이다. 밤새도록 울어대는 소리에 잠도 못 자고, 밥은 또 얼마나 줘야 하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걱정이다. 몇 년간 여러 아기 고양이들을 구조하고 키워본 경험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해보겠다.
1. 첫 병원 방문과 기본 케어
우선 데려오자마자 해야 할 일은 동물병원 방문이다. 기생충 검사와 기본적인 건강 체크는 필수다. 눈에 눈곱이 끼어있거나 비염 기운이 있다면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특히 길에서 데려온 아이들은 귀진드기나 벼룩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 꼭 체크하자. 동물병원비가 부담스럽다면 보호소나 캣맘 커뮤니티에서 병원 할인 정보를 찾아보면 된다. 실제로 길고양이 전문으로 진료하는 병원들은 진료비도 착한 편이다.
2. 수유와 이유식
한달 미만의 아기 고양이라면 분유가 필수다. 동물병원이나 펫샵에서 고양이 전용 분유를 구매하면 되는데, 절대로 사람 분유를 먹이면 안 된다. 배탈이 나서 탈수될 수 있다. 분유는 하루에 4-5번은 먹여야 하는데, 밤에도 꼭 먹여줘야 한다. 귀찮다고 밤 수유를 건너뛰면 아침에 탈진한 아기 고양이를 보게 될 수 있다. 체중을 재면서 먹이는 게 좋은데, 하루에 10-20g 정도는 늘어야 정상이다.
한달이 지나면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습식 사료를 물에 풀어서 죽처럼 만들어 먹이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한번에 바꾸지 말고 분유랑 섞어가면서 천천히 바꿔야 한다는 거다. 갑자기 바꾸면 설사할 수 있다. 그리고 밥그릇은 꼭 얕은 걸로 준비하자. 깊은 그릇이면 작은 혀로 먹기가 힘들어서 스트레스 받는다.
3. 화장실 교육
화장실 교육은 의외로 쉽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모래를 파고 용변을 보려고 하니까, 밥 먹고 나서 아기 고양이를 화장실 모래에 살짝 앉혀주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모래를 1cm 정도로만 얕게 깔아주자. 너무 깊으면 아기 고양이가 빠질 수 있다. 며칠만 반복하면 알아서 잘 찾아간다. 다만 화장실은 꼭 두 개를 준비하자. 하나는 소변용, 하나는 대변용으로 구분해서 쓰는 걸 좋아한다. 모래도 처음부터 비싼 걸 살 필요는 없고, 기본적인 벤토나이트 모래로 시작해서 고양이가 잘 사용하면 그때 천연 모래나 두부 모래로 바꿔보면 된다.
4. 놀이와 사회화
아기 고양이 시기에 사람과 충분히 교감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이때 형성된 유대감이 평생 간다. 장난감은 비싼 걸 살 필요 없다. 다이소에서 파는 낚시대 장난감 하나면 충분하고, 종이박스나 이불 속에서 노는 걸 더 좋아한다. 우리 집 고양이는 휴지심을 가장 좋아하는데, 던져주면 한참을 가지고 논다.
중요한 건 손장난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손으로 장난치면서 놀아주면 나중에 커서도 사람 손을 장난감으로 인식해서 물거나 할퀸다. 꼭 장난감을 통해서만 놀아주자. 그리고 하루에 30분 정도는 꼭 놀아줘야 한다. 에너지를 발산해야 밤에도 잘 자고 스트레스도 안 받는다.
5. 밤울음 해결법
밤울음은 정말 힘들다. 특히 엄마 고양이랑 떨어진 아기들은 더 심하게 운다. 그래도 해결 방법이 있다. 따뜻한 물병을 수건으로 감싸서 같이 재워주면 엄마 체온처럼 느끼고 편하게 잔다. 티셔츠나 수건으로 살짝 감싸주는 것도 좋다. 포근함을 느끼면서 안정을 찾는다. 처음 3-4일만 버티면 그 다음부터는 적응해서 잘 잔다.
6. 건강 체크포인트
매일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눈: 눈곱이 끼진 않는지, 충혈은 없는지. 코: 콧물이 나진 않는지, 재채기는 없는지. 항문: 설사 기운은 없는지, 항문 주변이 깨끗한지.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꼭 체중을 재자. 갑자기 체중이 늘지 않거나 줄어들면 큰 병의 신호일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아기 고양이는 건강하게 자란다. 처음에는 힘들어도 한 달만 지나면 슬슬 안정을 찾는다. 그때부터는 정말 귀엽기만 하다. 밤새 울던 아이가 어느새 무릎에서 골골송을 부르고 있으면 그동안의 고생이 다 보상받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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